<A Secret Room of Plants>(2009) series and <The End of the World>(2011) series were started from my interest in the fear that ‘the pain of others’ might become ‘my own pain’ and the mechanism of violence that stems from such fear. The two series were based on a scenario that shows the circulation of violence.The series were produced in a variety of forms including painting, stop-motion animation and printing.
The fear that the pain of others might become our own pain makes us differentiate more with the others. What I focus on in this “distinction” is the neglect or dismissal, and thereof the disinterestedness to the pain of the others, of the violent process of othernization and the subsequent guilty emotion. In other words, my work tries to expose the guilt of individuals who, for their own good, self-deceives to have been mere witnesses and not the spectators to the systemic violence of our society, that muteness is a form of participation.
My current work, <The Adventure of Lady-X>(2012~), is a project composed of painting and animation that depict a journey to discover a woman’s sexuality with a character named Lady-X, who has dendrophilia, a fetish of falling in love with trees. In the works, her sexual fantasy plays a role of an artistic material.Through a story of love towards a wrong object, <The Adventure of Lady-X> deals with the issue of women’s sexuality on a micro level and of love on the whole. With such issues, the work intends to present a process of acquiring the understanding and knowledge of ‘the others.’
The work was started from a rather classical question, ‘How can an original female sexuality (without any involvement of the male fantasy) exist in a state where there is no coordinate concept of male or without any division of two sexes?’ In other words, the starting point of the work was to take the female sexuality not as a mere object but a theme, and to examine the issue of how women understand their sexual desire. Consequently, it is to question what is the ‘love’ towards ‘the others.’ Thus, the work is moving towards diverse paths of the emotion of love(i.e. craving, aspiration, lust, perversion, hatred, joy, etc.)despite its starting point, which was the issue of sexuality. Lady-X is a character that is set up to examine such issues, with her sexuality and sexual fantasy made into a narrative similar to a story of one’s growth and maturity. Such a narrativization has a similar structure with Harlequin romances. The plot of romance in those novels is a heterosexual sexual fantasy and an imaginative and romantic love story.
The romantic ideal of love in Harlequin romances does not match the love in real world, remaining as a frustrated desire. The story of Lady-X’s adventure starts at the very point, raising questions about love in our time and the subject of such desire and fantasy while replacing the object of one’s love to trees. In Harlequin romances, there is a mix of the romantic fantasy for young girls, sexual fantasy of women and pornographic fantasy. <The Adventure of Lady-X> mixes, divides and combines the sexual gaze of young girls, mature women and men. The work also shows a sight which Lady-X can exclusively have a look through her own path of the emotion of love, trying to induce the viewers to intervene in the scene of paintings as rapacious witnesses with a certain kind of voyeurism, or as a subject of fantasy.
The ultimate goal of <The Adventure of Lady-X> is to visualize the attempt and the process of being reborn as an ethical subject that overcomes the inert fascination and anxiety towards external objects and is able to embrace the others through a truthful encounter with the objects. The realization of the aim is supported by the materialization of the landscape and the world seen through Lady-X’s eyes with trees as the object of her love.
Written by Jang Pa (Artist), 2012
사랑, 절반의 세계 : Lady-X의 모험
2008년부터 진행한 <식물들의 밀실 The Secret Room of Plants>(2009)과 <세계의 끝 The End of The World>(2011)시리즈는 ‘타인의 고통’이 곧 ‘나의 고통’이 될지도 모른다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그 두려움으로 인해 생기는 폭력의 매커니즘에 대한 관심에서 시작하였다. 이 시리즈들은 폭력의 순환 과정을 보여주는 이야기를 담은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회화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프린트 작업으로 진행되었다.
우리는 타인의 고통이 나의 고통이 될 수 있다는 막연한 두려움으로 인해 더욱더 타자와 나를 구별 짓는다. 이러한 구별 짓기에서 주목한 것은 타인의 고통에 대해 ‘외면’ 혹은 ‘방관’ 하여 끝내 ‘알 수 없는 것’으로 치부해가는 타자화의 폭력적 과정과 이 때 생겨나는 윤리적 죄의식에 의한 감정들이다. 즉 자신의 ‘안위’를 위해 ‘방관자’가 아닌 단순한 ‘목격자’의 위치에 불과했다고 스스로를 속인 개인의 죄의식을 소재로 우리 모두가 이 세계의 구조적 폭력을 묵과함으로써 동참했음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 작업 전반의 주제이다.
2012년 현재 진행하고 있는 작업- <Lady-X 의 모험>은 나무를 사랑하는 dendrophilia라는 페티쉬를 지닌 Lady-X라는 여성을 설정하여, 그녀의 성적판타지를 소재로하여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찾는 여정을 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구현해 나가고 있다.
<Lady-X의 모험>은 어긋난 대상에 대한 사랑의 이야기를 통해 미시적으로는 여성의 섹슈얼리티에 대한 문제를, 포괄적으로는 사랑의 문제를 다룸으로서 ‘타자’에 대한 이해와 지식을 얻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자 한다.
이 작업은 ‘남성이라는 대립항 혹은 남성/여성이라는 분할을 상정하지 않은 상태에서 (남성의 판타지가 기입되지 않은) 원초적인 여성의 섹슈얼리티가 어떻게 존재할 수 있는가?’와 같은 다소 고전적인 질문에서 시작하였다. 즉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대상이 아닌 주제로 삼으며, 여성이 자신의 성욕을 어떻게 이해하느냐는 문제를 탐구하는 것이 이 작업의 시발점이었으며, 결과적으로 ‘타자’에 대한 ‘사랑’이 무엇인지 질문하고자 하는 것이다. -작업의 시작은 섹슈얼리티의 문제였지만, 결과적으로는 타자에 대한 다양한 사랑의 감정의 여로(갈망, 희구, 애욕, 도착, 증오,희열 etc)로 향해가고 있다.
이 문제를 탐구하기 위해 인간적 교감의 대상이 아닌 나무를 사랑하는 도착증을 지닌 Lady-X라는 여성을 주인공으로 설정하여 그녀가 갖는 섹슈얼리티와 성적 판타지를 일종의 성장기처럼 서사화하여 진행하였다.
이러한 서사화는 할리퀸 로맨스 Harlequin Romance소설과 유사한 구조를 띤다. 할리퀸 소설에서 드러나는 로맨스 플롯은 남녀간의 사랑을 다룬 이성애적 성적 판타지이며, 공상적이며 서정적인 사랑이야기이다.
할리퀸 로맨스 소설의 낭만적 이상인 사랑은 현실의 사랑과는 불일치하며 그것은 좌절된 욕망으로 남게 된다.바로 이 지점에서 현대의 사랑에 대해, 그리고 욕망과 환상의 주체에 대해 물으며 Lady-X의 탐험기는 나무로 대상을 치환시키며 시작된다. 할리퀸 로맨스에서는 주로 소녀들을 위한 로맨스 판타지와 여성의 섹스판타지, 그리고 포르노적 판타지가 뒤섞여 있다. <Lady-X의 모험>에서는 나무에 대한 사랑을 통해 소녀, 여성, 남성의 판타지에서 보여지는 성적 응시의 시선을 뒤섞기도 하고, 분리, 조합하기도 하며, 또한 그녀가 느끼는 사랑의 감정의 여로를 통해 그녀만이 바라 볼 수 있는 풍경을 보여줌으로써 관람객을 일종의 관음증을 가진 탐욕스런 목격자로서, 혹은 판타지의 주체로서 회화의 장면에 끊임없이 개입하도록 만들고자 한다.
그녀가 사랑하는 ‘나무’라는 대상을 통해 그녀가 바라보는 풍경과 세계를 구현해 나감으로써, 자기 안에만 머물러 있는 대상에 대한 매혹과 불안을 넘어서 대상에 대한 진정한 대면을 통해 타자를 품을 수 있는 윤리적 주체로 거듭나고자하는 시도와 과정을 이미지화 하는 것이 <Lady-X의 모험>에서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이다.
글: 장파(작가), 2012